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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이수역에 위치한 아트나인에서 콘택트를 보았다.

 

먼저 아트나인에서 영화를 보는게 처음이여서, 신기한 것들이 있었다.

 

1. 아트나인에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나와 친구는 이걸 모르고 밖에서 먹고 들어왔다가 발견했다. 메뉴는 양식이였고, 가격은 좀 나가는 것 같았다.

 

2. 아트나인 영화관은 작다.

 

아담했다. 혼자서 영화보러갈때 대규모 인파속에서 보는게 싫어질 때가 있었는데, 종종 가면 좋겠다.

 

3. 아트나인에서는 영사기로 영화를 상영한다.

 

이게 가장 인상적이였다. 영사기로 영화를 틀다보니, 늦게 입장할때 정말 조심조심 들어가야한다. 영사된 화면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5분정도 늦어서 들어갔는데 허리를 완전히 숙이고 살금살금 들어가야 했다. 화장실이나 복도에 상영 10분이후에는 절대 입장금지라고 적혀있었다. 처음엔 겁주는 거 겠지 했는데, 영사기로 영화상영이 된다는 걸 알게된 후에는 정말 금지할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세가지 특징을 가진 아트나인에서의 영화관람 경험은 만족스러웠다!^^

 

 

 

 

 

 

 

 

 

 

영화 컨택트(Arrival, 2016)는 외계인이 지구에 오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언어학자와 과학자가 주축이 되어 그들과 소통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이, 외계인의 존재를 매우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언어학자인 루이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그는 여성이다. 미국 몬태나, 외계인이 정박한 곳에 설치된 캠프는 남성들만이 존재하는 장소이다. 여성은 언어학자인 주인공이 거의 유일무이하다.  이 곳에서 그는 용기있는 행동들을 통해 외계인의 언어를 파악하고 그들과 소통하는데에 성공한다. 또한 극중 전반에서 여러국가의, 특히 군사적 행동을 주도하는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대조적으로, 그 주위의 남성 등장인물들은 수직적 권력구조 안에 머물러 있고, 외계인에 대한 공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들로 그려진다.

 

여성의 용기, 틀을 벗어난 생각이 혼란스러운 사태를 해결할 열쇠가 된다.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가 한 말이 떠올랐다. "여성이 지배하게 될 세상이 너무 기대된다" 라는... 폭력이 우선적인 도구였던 남성 주도하의 세상에서, 평화를 지향하고 고착화된 사회구조를 거부하는 여성이 주도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영화에서도 보여주었고, 실제로 최근 활발해진 여성운동의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아아 정말 난 요즘 페미니즘에 빠져있는 걸까...! 아니면 정말 영화제작자들이 의도한 바가 이것일까...ㅋㅋㅋ

 

여튼, 또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다. 영화에서 루이스는 외계인의 언어를 배우며 미래를 보게되는데, 여느 영화와 다르게 시간이 묘사된다. 루이스는 처음엔 자신이 미래를 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다가 나중에야 이를 깨닫고 십분 활용하여 갈등을 해결한다. 놀라웠던 것은 그가 자신의 남편될 사람(미래를 볼 수 있으므로)에게 던진 질문이였다. "만약, 인생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 있다면, 바꿀거에요?", 이와 비슷한 질문이였는데, 놀라웠던 이유는 나에게 루이스는 주어진 미래를 그대로 살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이안과 결국에 이혼하게 될 것도 알았지만, 이를 알고도 그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 같았다.

 

과연 나는 결말을 뻔히 알면서 그대로 살 수 있을까? 물론 좋은 일도 있을 것이고 나쁜 일도 있을 것이다. 둘 다 알면서 바꾸려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교묘하게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할 것 같다.

 

이전에 본 시간에 관련된 영화들은 모두 과거로 돌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내용들이였다. 비긴어게인(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정말 정신없게 시간을 되돌렸던), 데자뷰(매번 제목을 까먹어서 검색해보는), ... 등등 너무 많다.

 

“Despite knowing the journey and where it leads, I embrace it and welcome every moment.”

 

내가 가는 길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알면서도 모든 순간을 반기겠다는 루이스의 말... 오랫동안 되새겨볼 것 같다.

 

관련 이미지

 

영화 끝나고 엘레베이터 안에서 일행 귀에 외계인 언어를 따라하던 분이 계속 생각난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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