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맑은 보라카이 날씨!
공항을 향해~

 

약 4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아침 10시가 넘어서 보라카이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느껴지는 뜨거운 날씨. '하... 열기... 너무 좋아...' 하지만 즐기는 것도 잠깐. 공항으로 들어가니, 입국하는 줄이 어마어마했다. 줄이 길건 말건 도착했다는 기쁨에 신나서 줄을 기다렸다. 나는 신났는데, 긴 청바지를 입은 홍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처음엔 삐질삐질이었지만, 점차 주르륵 주르륵... 

입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가니 여행객들 상대로 유심을 파는 거리 가판대가 여러개 서있었다. 먼저 우리 픽업 샌딩을 담당해줄  여행사를 찾고, 여행사 직원이 인도해주는 곳으로 따라가 유심을 구매했다. 그런데... 유심 바꿔끼는데 원래 이렇게 오래걸리는건가...? 햇볕 쨍쨍한 대낮에 밖에서 20분정도 기다린 것 같다. 점점 눈에 레이저가 나오기 시작했다.

유심 교체를 끝내고, 여행사 직원을 찾았다. 우리 유심작업이 길어지니 잠시 자리를 비운 듯 했다. 또 다시 그 직원과 차량이 오기까지 오조억분의 기다림... 마침내 직원이 밴과 함께 도착했고, 우리 세명과 다른 한국인 여행객들은 함께 항구로 이동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보라카이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보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한 3~40분이면 호텔 도착하겠지?' 정말 속 편히 생각하고 왔다. 심지어 친구들이 픽업샌딩 정하자고했을때도, '굳이...? 공항 앞에서 버스타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미리 준비하는 친구들과 와서 천만다행이었다. 밴을 타고 항구까지 이동하는데만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중간중간 졸다가 깼는데, 아직 달리고 있어... 그래도 차안에서 바다가 가까워지는게 느껴지니 설렜다.

복작복작한 항구에 도착해 직원이 안내해주는대로 따라 움직이고, 대기하니 마침내 보라카이로 가는 배에 오를 수 있었다. 보라카이가 가까워졌다. 길게 늘어진 모래사장과 야자수들... 첫인상부터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만큼 예뻤다.) 또한 여태까지 여행해본 곳들과는 다르게, 오로지 관광, 휴양을 위한 곳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마치 디즈니랜드 같은...!

몸은 지쳤지만 보라카이를 보니 에너지가 샘솟았고, 기분이 급격히 좋아져 콧노래가 나왔다. 하지만 또다시 기다림... '으아아아아아!'... 배에서 내려 우리를 호텔까지 보내주는 택시, 뚝뚝이(?!)를 또 한참 기다려야했다... 이땐 정말 덥고, 피곤하고, 호텔이 바로 코앞인 것만 같은데 언제 출발할지 몰라 답답했다. 실제로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지만, 기다림이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기다림 끝에 우리 순서가 왔고, 뚝뚝이 뒷편에 타, 다른 여행객들과 무릎을 부딪혀가며 이동했다.

보라카이 도로와 골목길의 상태가 말이아니었다. 큰 물웅덩이들이 퍼져있고, 길거리 군데군데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있었다. 마음이 안좋았다. 물웅덩이들을 지나 보라카이 시내, 디몰쪽에 다다르니 교통체증이 심했다. '음? 근데 우리 호텔은 항구와 디몰 사이인데 왜 디몰까지 와있지?' 생각이 들었다. 뚝뚝이 기사에게 물어보니, 돌아갈 것이라는 제스쳐만 보였다. 의아했다. 기사가 우리를 데려다준 곳에 내리니 여행사 사무실이었다. '아~, 사무실에 먼저 들려, 여행사나 투어 설명을 먼저 듣고 헤어지는 거구나.' 너무나도 숙소에 가고싶었던 마음이 컸었는지, 분노게이지가 약간 상승했다. 이부분이 좀 아쉬웠다. 티켓을 구매할때, 호텔로 가기전 여행사 사무실에 먼저 들리게 될 것이라는 걸 먼저 알려줬다면, 답답함이나 괜한 오해가 없었을텐데. 

시내까지 나오게 된 김에 우리는 디몰 근처에서 원래 먹기로 계획했던 Gary's Grill에 들러 보라카이에서의 첫끼를 먹기로 했다. Gary's Grill은 여행사 사무실이 위치한 골목에서 바닷가쪽으로 걸어가서 오른쪽으로 꺾어 조금만 걸으면 스타벅스 바로 옆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골목길에서 바닷가 쪽으로 걸어가면서 그 유명한 White Beach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여태까지 오면서 받은 스트레스, 피곤함이 사르르륵 녹아버렸다. '이곳이 천국이구나...' 화창하고 맑은 날씨 아래에 하얀 백사장이 펼쳐져있고, 야자수가 무성히 자라있었다. 많은 여행객들이 해변을 즐기고 있었다.

Gary's에서 약간의 웨이팅을 하고, 유명한 마늘밥, 오징어 그릴 요리를 시켜먹었다. 또한 필리핀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San Miguel도 개시! 피곤함을 보상하듯 아주 호화롭게 먹었다. 

여행 내내 자주먹은 마늘밥과 그릴드 오징어 요리. 맛있었다.
랜덤하게 골라서 먹어본 메뉴. 저 초록색 식물은 끈적끈적한 액체를 품고있었다. 나는 먹을만했는데, 친구들은 별로 안좋아했다.
Flavored Sanmiguel. 현이 추천해줘서 먹은 사과 맛이 첨가된 산미겔. Apple Cider맛이었다. 나는 향이 없는 산미겔이 더 맛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숙소에 도착했다.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인지, 여행사 직원이 우리를 데려다주는데 조금 헤맸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가며 숙소 바로 앞까지 바래다주니 너무 감사했다. 

숙소는 설명된대로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있었다. 디몰에서 벗어난 곳이었지만, 똑같이 아름다운 바닷가 바로 앞이라 오히려 평화롭고  조용해서 좋았다. 또한 숙소 내부는 사진으로 보았을때도 복층에, 인테리어도 세련되 좋았는데, 실제로 보니 더 넓고, 침대도 퀸 + 싱글 2개(소파베드)로 충분하고, 욕실도 넓고 세련되, 만찬용 식탁까지 있어 셋다 모두 숙소에 대만족했다. 내부 시설이 너무 좋아서 홍은 "여기에 사람들 초대해서 파티해도 되겠다!"고 까지 얘기했다.ㅋㅋ 

The Boracay Beach Houses 외관. 바로 앞에 해변이 펼쳐져있고, 아침에는 숙소 바로 앞 테이블에서 조식을 서빙해준다. 진짜 최고...
The Boracay Beach Houses 내부. Zen룸. 다른 방들과 다르게 복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복층에는 퀸 침대, 1층에는 소파베드 2개가 있다. 또한 만찬용 테이블도 있고 인테리어가 세련되서 분위기가 좋다. 강추x100!!!

짐을 풀고 잠깐 쉬다가 바로 밖으로 나갔다. 아직 밝았지만 곧 노을이 질 것 같았다. 친구들과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혼자서 찍고, 같이 찍고, 옷입고 찍고, 수영복 입고 찍고, ㅋㅋㅋ 바다를 등지고 찍고, 야자수를 배경으로 찍고, 물안에서 찍고, 물밖에서도 찍고 ㅋㅋㅋ 정말 많이 찍었다. 이번 여행에서 건진 인생샷은 이날 저녁때 다 찍은 것 같다.

숙소 앞 해변에서 본 노을
노을의 색깔이 시시각각 변한다.

한국에서부터 오는 길이 - 공항 노숙, 새벽 출발 비행기, 입국 수속 무한 대기, 생각보다 (훨~~~씬) 길었던 이동시간 - 너무도 피곤했지만, 바닷가에서 보는 석양이 이를 모두 보상해줬다. 시간대별로 변하는 하늘의 색깔에 따라 바다의 색도 함께 변하는데, 단순히 햇빛이 비춘다는 느낌이 아니라, 석양 빛이 마치 물감처럼 뿌려져 바다와 해변을 물들이는 것만 같았다. 정말 아름다웠다. 떠나기 전에 보라카이 여행간다고 주변에 이야기하니, 보라카이 여행만 5~6번 한 분들이 꽤 있었는데, 벌써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6월이 보라카이 우기의 시작이라고 해서 혹시라도 여행중에 흐리거나 비가올까 걱정했는데, 이날처럼 맑은 날씨가 여행 내내 이어졌다. 당시에도 느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나 운이 좋았고, 감사하다! :)

좀 더 해가 지자, 바다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정말 그림... 실제로 봐도 그림, 사진으로 봐도 그림...

 

 

 

* 다음 이야기 '환상적인 아침식사부터 낭만적인 Night out까지"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