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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트에 쓰진 않았지만, 보라카이에 도착한 첫날 밤 친구들과 외출했다. '단 하룻밤도 허투루 보낼 수 없어!!!'라는 마음가짐으로. 비록 공항에서 노숙하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 스무시간 넘게 깨어있었지만, 우리는 나갔다. EPIC이라는 바/클럽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후카바에 가서 물담배도 피고, 춤도 추고... 해변을 따라 숙소로 돌아가며 우린 다음날 계획했던 아리엘 투어를 취소했다. 

다음날 아침 간신히 눈을 뜨니 이미 9:45... '헐!' 조식 마감 시간이었다. 일어나자마자 자던 차림 그대로 밖으로 나가 조식 테이블로 향했다.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며 계단을 내려가는데,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방에서 나가 조식먹으러 가는 길

곧이어 내려온 홍과 현도 풍경에 감탄했다. 조식을 기다리는 내내 얼마나 이 곳이 비현실적일 만큼 아름다운지만 이야기했던 것 같다. 조식으로는 먼저 망고와 바나나가 나왔는데, 이 곳에서 맛있는 망고와 바나나를 먹을 수 있다는게 감동적이었다..ㅠㅠㅋㅋ 곧이어 각자 선택한 조식, 스크램블드 에그, 토스트, 햄, 베이컨 등이 나왔다. 행복했다. 호텔 앞에서 먹은 조식이 보라카이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기억 중 하나이다. 

늦잠자고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가니 펼쳐진 풍경

조식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 수영복으로 갈아입은채 바로 나와 바다에 뛰어들었다. 한국에 두고온 일, 스트레스들이 문득문득 생각나긴했지만, 그럴수록 이 순간에 더 집중해 즐기자고 생각했다. 오기전부터 읽고있던 '무기여 잘있거라' 책도 숙소에서 꺼내와 바닷가에 누워 책도 읽고, 햇볕도 쬐고.... 나른하고 편안했다.(책은 아직 읽는 중 ㅋㅋ)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은 순간이었다.

바닷가에서 물장구치고 뒹굴뒹굴 하는 동안 금방 두세시간이 지나갔고, 우린 D'mall 쪽으로 향했다. 보라카이로 오기 전 다른 친구에게서 추천 받은 Shakey라는 피자, 웨지감자가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 바다도 예쁘고, 해변 길도 예뻤다.

점심먹으러 가는 길에 한장 ㅋㅋ 보라카이 히피 스타일
Shakey에서 유명한 웨지감자. 처음에 먹을때 너무 뜨거웠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R사이즈로 주문했는데, 한국보다 사이즈가 많이 작았다. '1인분용 R사이즈인가?' 싶었던 피자. 그래도 맛있었다.

점심식사를하고 친구들은 머리를 땋으러 갔고, 나는 D'mall을 구경했다. '밖은 덥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시원하겠지?><' 룰루랄라 기대하며 들어갔는데, 들어가는 가게마다 바깥보다 더 더웠다. '뭐야...내가 이상한건가?' 혹시라도 내가   잘못 느끼고 있는건가 싶어서 여기저기 들락날락했는데, 실내가 바깥보다 더운게 맞았다. 아까 맥주로 식혀놓은 몸이 다시 덥혀졌다. '힘들어...' 그래도 쇼핑하며 너무 귀여운 종모양 키링을 발견했고, 예쁜 귀걸이도 거의 한국에서 줄 돈을 주고 샀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 9000원 정도..

너무 귀여워서 사왔는데, 이젠 울릴 수 없는 종이 되어버린...

곧이어 친구들을 만나 아침에 미리 예약하고 온 야수라기(Yasuragi) 마사지샵으로 향했다. 야수라기 마사지샵은 우리가 묵던 숙소에서 2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해있어서, 접근하기 쉬웠다. 마사지샵은 크지 않지만 아늑,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났다.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진 않았지만 불평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제 보라카이에 오면서 한 고생과 피로감을 마사지 받으면서 싹 날리고 우린 숙소로 돌아가 다시 외출할 준비를 했다.  우리가 마사지를 받는 동안에 이미 해가 졌고, 다시금 Night life를 즐길 시간이었다. 어제 숙소로 돌아오면서 본 클럽에 가보기로하고 나섰다. 

Beach 어쩌고 클럽이었는데, 입장료가 인당 300루피였다. '어머, 비싸...' 이상하게 해외만 나가면 현지인 패치가 되는 건지, 관광객에게 물리는 비용들이 너무 비싸게만 느껴진다. 바로 가드와 흥정을 했다. '너무 비싸다~ 아무래도 다른데 가야겠다.' 이러니까 가드가 조금 고민하며 옆의 동료와 이야기하더니 아마 우리 중 한명의 입장료를 제하거나 인당 200루피로 깎아줬던 것 같다.  ※보라카이 클럽 입장료 흥정 가능!!※

막상 들어가니 어제 밖에서 보던 광경과는 다르게 재미없어서, 바깥으로 나가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 Pats Creek Bar 이라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펍으로 갔다. 매일 밤 밴드가 공연을 하는 곳 같은데, 지나칠 때마다 낭만적으로 보여서 항상 빤히 쳐다봤었다. 밴드의 노래 실력이 좋았다. 안쪽 구석의 자리에 앉아서 산미겔을 마시며 기분이 점점 좋아졌는데 서빙 하던 직원이 휴지로 장미를 만들어 건네줬다. '어멋 ><'  밴드를 더 가까이서 보고싶어서 테이블도 밴드 가까이로 옮기고 완전히 노래와 분위기를 즐겼다.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도 한명씩 나가 노래 부르는 걸 보니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었다.  필리핀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나가서 노래부르는데 쑥스러워했다. 그러다 한 한국 남자분이 나가서 노래를 부르는데, 마치 본인의 무대인 것처럼, 자신감 있게, 또 잘 부르는데 너무 멋있었다. 

흥에 겨워 어깨도 들썩이고, 밴드의 노래에 반응하니, 밴드의 한 연주자가 나를 무대로 부르더니 고맙다고 샷도 한잔 건네주었다. 정말 낭만이 터지는 밤이었다. Creek pub 이후에 어제 갔었던 EPIC도 들렸는데, 밤늦게 가니 이 전날과는 다르게 모두들 무대에서 춤추고, 신나는 분위기였다. 아침부터 밤까지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신났던 하루였다. 물론 취하기도 했던.

'근데 내일 아리엘투어 예약해놨는데...'

둘째날 밤을 아름답게 장식해준 Pats Creek Bar에서 직원과 함께

 

 

 

* 다음 이야기 '숙취 속에서 즐긴 섬투어와 마지막날 밤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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